김선영 대표, 인구보건신문 칼럼연재 4 [부부대화법, 우린 대화가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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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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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관계가 부부관계라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담실을 찾는 부부의 대부분은 

서로 대화가 되지 않아 갈등하고 싸우다가 오는 경우이다. 통계에서도 보여주듯 우리는 많은 경우에 
이혼 사유로 ‘극복할 수 없는 성격차이’를 말하지만 정작 그 근본 뿌리에는 대화법이 모든 문제의 
근원임을 알지 못한다. 

배우자는 나와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당연히 성격차이와 갈등은 존재한다. 다만 일상생활에서 
자기중심적이지 않은 배려심 있는 대화가 얼마나 많은 훈련을 필요로 하는지 알아야 할 것이다.

어떤 한 사례 중에 남편은 정적(靜的)이어서 집에 있는 것을 좋아하고 아내는 동적(動的)이어서
나가는 것을 좋아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연애 때는 주말마다 등산도 하고 여행도 하면서 함께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그런데 막상 결혼을 해보니 남편은 주말이면 외출하거나 나들이 하는 것을 피곤하게 여겼으며 
함께 가지 않았고 아내가 무슨 말을 해도 잘 듣지 않았다고 한다. 아내는 몹시 속상해 했고 
휴일이면 집에서 쉬려고만 하는 남편에게 잔소리를 계속하게 되었다. 

연애 때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그렇게도 잘 해 주었는데 결혼을 하면서 남편과의 대화는 
벽에 대고 이야기하는 느낌이었으며 남편은 일부러 귀를 막고 있다는 생각까지 했다. 그래서 
갈등과 싸움 끝에 아내는 이혼을 요구했고 남편은 자신이 가족을 위해 얼마나 헌신하는데 이혼을 
요구하느냐, 아내의 태도를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상담실을 찾은 사례였다.

부부상담을 진행하면서 문제는 잘못된 대화법에서 찾을 수 있었는데 이 부부의 대화는 얼마나 
자기중심적이며 상대에 대한 배려심이 부족한가를 알 수 있었다. 이들의 대화언어는 습관처럼
굳어져서 확대 재생산되는 다른 문제들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이것은 상대의 욕구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바탕으로 한 대화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 주고 있다. 
남편은 연애 때는 아내에게 잘 맞춰 주었지만 결혼을 하면서 원래 정적인 본성을 보여준 것이며 
잔소리를 들으면 자기도 모르게 귀를 막아 버리는 표현을 하고 있었다. 남편은 성장과정에서 
어머니에게 끝없는 잔소리를 들었고 하던 일도 잔소리를 들으면 하지 않았다고 한다.  

아내 또한 성장과정에서 관심을 많이 받지 못했고 아버지는 자신이 어떤 말을 해도 들어주지 않고 
오히려 혼을 내거나 무관심하기 일쑤여서 그에 대한 분노를 갖고 있었다. 이 부부는 서로에 대한 
이해보다는 무의식적으로 상대방의 상처 수준으로 대화를 나누다 보니 더욱 거리감을 
느끼게 되었고 상대방의 대화를 자기수준으로 해석하면서 더욱 단절을 경험했다.

배우자로 인해 화가 났을 때에는 반사적으로 대응하거나 감정적으로 공격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
감정을 차분하게 말 할 수 있어야 한다. 자기중심적으로 상대를 비난하고 무시하거나 지시하고 
통제하거나 위협해서는 안 될 것이다. 아무리 화가 나더라도 배우자의 부정적인 면 보다는 
긍정적인 면에 초점을 맞추어 대화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리고 그 노력을 바탕으로 자신의 
생각과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상대에게 표현하고 타협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이 세상의 모든 인간관계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부부관계의 시작은 배우자의 기질과 성격이 
나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데서 출발한다. 나와 다른 것은 나쁜 것이 아니며 자기중심적이지 않은 
대화는 얼마나 많은 훈련이 필요한 일인지, 가정의 행복을 위해서는 상대를 배려하는 대화가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 항상 생각해야 할 것이다.




/ 김선영 한국가족상담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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